언젠가 이명박 대통령은 “1~2년만 참으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짜로 그럴까? 경제가 살아나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율이 다시 높아질까?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원인분석이 정확해야 하는데, 이것부터가 틀렸기 때문이다. 원인분석이 틀리면 정책도 틀려지고, 정책이 틀리면 그 결과는 더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석유를 약 6백억 달러를 수입했다. 이것은 GDP의 6%에 불과하고, 그 중 1% 이상을 수출한다. 곡물 수입은 약 47억 달러로서 GDP의 0.5%이므로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다. 석유와 곡물의 수입을 합해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중반에 불과한데, 그 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랐더라도 물가를 결정적으로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다. 현재의 물가불안은 정책실패가 결정적이었다고 해야 한다. 특히 환율을 인상한 것이 문제였다.
5월 30일 현재 달러 환율은 1,031.4원으로서 지난해 10월말에 기록했던 최저수준인 900.7원보다는 무려 14.5%나 상승했다. 5월 26일에 기록했던 1,048.7원은 그때보다 16.3%나 상승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엔화 환율은 지난 5월26일 1,015.1원을 기록하여 최저수준이었던 지난해 6월의 752.4원보다 34.9%가 상승했다. 유로화 환율은 지난 5월 27일 1,685.7원을 기록하여, 최근 최저수준인 2006년 4월의 1,184.9원보다 42.3%나 상승했다. 그만큼 수입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물가불안은 이런 나라들보다 훨씬 심각하고 장차 더욱 심각해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에 4.9%에 이르렀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에 무려 9.7%에 달했다. 특히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이처럼 높아졌다는 사실은 장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점 더 올라갈 것을 뜻한다. 또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률 격차가 이처럼 커졌다는 사실은 장차 기업의 경영수지가 점점 더 악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경기는 더 심각하게 하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처럼 물가불안이 지속되는 한, 지속가능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률을 높이면 높일수록 물가불안은 더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불안을 완화시킬 정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경제난을 부를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52개 품목을 선정하여 물가관리에 들어갔으나 이 품목들의 물가가 오히려 더 높이 올랐다. 수입품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수입물가는 더 높게 올라가고 있다. 실제로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재료와 중간재의 가격상승률은 4월에 무려 26.5%를 기록했다.
